Realmania

1.

사실 샤흐타르가 우리를 애먹였던건 몇몇 브라질리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때...였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이탈하고 어려운 상황속에서 저렇게 전력을 꾸리고 온 샤흐타르에 우리가 우위를 점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였다 보고. 다만 경기가 박빙으로 흘러간 건 솔직히 비벤의 결정력 때문이었죠.

2.

이 포메이션을 442로 보아야 할지 4411로 보아야 할지. 암튼 수비할때에는 거의 442에 가까웠고, 공격할 때에는 4411 혹은 4222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중앙의 벤제마와 호드리구가 프리롤로 움직이며 공격을 셋업하고 좌측의 비니시우스는 온더볼로, 우측의 발베르데는 뒷공간 침투로.뭐랄까 3명이 아닌 비-벤-호-발의 콰트로 기동이 점점 메인이 되가는 느낌입니다.

벤제마와 호드리구가 축구도사계열이라 좁은 공간에서도 2대1로 풀어나오며 찬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방점을 찍을때에는 비니시우스와 발베르데가 들어오니, 정말 유려하면서도 강력했는데...벤제마의 결정력이 시망이고 비니시우스도 결정력과 판단력에 저주받았던 하루라 경기가 어려웠습니다.

2000년대 이후 최고 혹은 가장 정확한? 9.5번이라고 볼수 있는(나머지는 9번이나 10번의 아류라 보이고요) 벤제마의 가장 아쉬운 점은 슛을 너무 정확하게 차려고 한다는 거죠. 그 뭐랄까, 예전에 FM할때 보면 패스하듯 정확하게 슛을 함? 이 스킬이 장착되어 있는데, 좋을 때에는 정말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지만 나쁠때에는 이게 키퍼의 정면을 향하거나 키퍼의 예측범위 내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거. 그래도 이번 경기에서는 정말 미친 연계를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발베르데의 슈팅을 이끌어낸 2번의 힐패스라든지. 경기력면에서는 벤제마에게 올시즌 최고의 경기였어요.

다만, 이러한 포메이션은 당연하게도 중원이 많이 헐거워요. 따라서 중원을 묵직하게 공략해 오는 팀들에겐 위험이 많이 노출될 겁니다. 이때 이걸 어떻게 방어해낼지가 관건이에요.

3.

멘디는 올시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공격에서 틈이 보일때 고민없이 올라가는 모습은 물론, 수비에서 결정적 수비를 해냈습니다. 추아메니의 경우...지친 탓도 있겠지만,  이 친구 수비할 때 몸보다는 발을 뻗어 수비하는 성향인데, 조금 위험합니다. 몸뚱이가 딴딴하고 큰 만큼 몸을 이용한 수비로 상대가 못지나가게 저지했으면 해요. 루닌은 패스를 정확하게 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네요. 현대 키퍼가 가져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아는 모습이었습니다. 카르바할은 무드리크에게 고전했는데 늘 상대 에이스를 막는 것이 그의 몫이라는 걸 생각하면 참 애썼다 싶습니다. 그래도 공격전개에 있어서 카르바할이 없다면 저희는 많이 힘겨울 것 같아요. 다시금...카르바할을 잘 관리해야 올시즌도 편안할 것 같다는 걸 느낀 경기였습니다.